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는 440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플랫폼은 극적으로 변했으며 이제는 봇과 미국 정치로 가득찬 기이한 불모지가 되었다.
회사를 인수할 당시, 머스크는 본 결정이 수익 지향적인 동기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인류를 돕기 위한 시도”라고 묘사했다. 인수 이후 회사로부터 어떠한 수익도 창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가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다행이기는 하다. 현재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수익으로 전환하는 임계점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투자 및 금융 서비스 대기업 피델리티(Fidelity)는 월간 보고서에서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가 지불한 금액의 1/3의 가치밖에 지니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치를 산정했는지 상술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트위터에 나쁜 신호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왜 트위터는 이토록 빠르게 추락하고 있을까?
만약 인수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트위터에 접속한 후 몇 분 동안 스크롤을 내렸다면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물론 사뭇 다른 인증 체크 아이콘이나, 트위터 게시물별로 조회수가 표시되는 점, 타임라인에 일론 머스크 게시물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은 존재하지만 앱 자체가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는다.
앱이 거의 동일하다면 왜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 기업 가치가 그토록 하락했는지 궁금할 것이다. 인수 이후 플랫폼 가치를 떨어뜨린 주요 원인은 출혈 유발 사용자와 그로 인한 광고 수익의 큰 타격이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5월에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트위터 사용자 중 대다수가 지난해 트위터 사용을 잠시 중단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25% 가량이 아마도 일년 후에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한 점이다. 퓨는 머스크가 플랫폼을 인수한 지 5개월된 시점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서 타 그룹대비 여성 및 흑인이 중단한 확률이 높았다. 표면적으로 이는 정치적 성향과 연관된 것이라 추측할 수도 있다. 두 그룹 모두 미국에서 좌파로 기운 성향이 있는 반면, 머스크는 공개적으로 우파 성향 정치인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퓨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정치는 크게 연관되지 않아보인다. 트위터 중단을 선언한 공화당의 비율이 민주당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케피오스(Kepios)에 따르면 트위터의 광고 도달률(ad reach)는 전 분기 대비 32.9% 하락했다. 광고 도달률이란 트위터가 광고로 접근할 수 있는 사용자의 수를 의미한다. 광고 수익은 트위터의 주수입원인 만큼, 제아무리 머스크가 인증 체크를 $8에 판매한다 하더라도, 광고 하락은 플랫폼에 큰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
다수의 사용자는 머스크의 검열 정책 수정이 편향되었거나 위험하다고 믿기 때문에 트위터를 떠났다. 일부는 단지 머스크가 트위터 직원의 절반 가량을 해고한 사실에 저항하고자 했을 수 있다. 또 다른 이들은 지겹도록 타임라인에 나타나는 머스크의 트위터에 질렸을 수도 있다.
트위터의 다음 행보는?
트위터가 위기에 처한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기업을 2,500억 달러 회사로 키울 계획을 가졌다고 자신했다. 그는 트위터를 일종의 슈퍼 앱인 “X” 즉 모든 것을 담은 “에브리띵 앱(Everything App)”으로 키우려 한다.
슈퍼 앱이란 거대한 다기능 앱으로 서로 다른 사용 사례를 가진 수많은 앱을 하나로 묶은 형태를 의미한다. 최초의 슈퍼 앱이자 가장 성공적 예시 중 하나로 중국의 위챗(WeChat)이 있다. 앱이 인기를 얻을 경우 상당히 수익성 높은 사업 모델을 가진다.
가령, 위챗은 사용자당 대략 $7의 수익을 낸다. 이러한 수치는 대부분의 앱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터무니 없이 높은 숫자이며 앱의 규모를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머스크는 몇 주 후 CEO직에서 내려올 예정이지만 여전히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머스크는 테슬라와 트위터, 스페이스X 모두에서 CEO직을 유지한 것에 대해 크게 비판 받았기 때문에 충격적인 결정은 아니었다.
만약 머스크의 X 플랜이 성공한다면, X는 상당히 성공적일 수 있다. 하지만 트위터를 다수의 앱으로 이루어진 거대 생태계로 변환시키기는커녕, 제대로 운영되도록 변화시키기에도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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