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가상화폐 채굴과 국제 결제를 위한 암호화폐 사용을 합법화했다. 이는 서방 국가들의 금융적 압박과 제재를 피하기 위함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8월 초에 이 법안에 서명했고 이번 달부터 암호화폐 결제가 시작될 수 있다.
국경 간 결제는 9월에 시작되지만, 합법적인 채굴 활동은 11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는 러시아가 국제 파트너들과의 무역 활동에 참여하여, 자국 경제에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조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규제 변화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중요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감독
러시아는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제재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연방 회원인 안톤 고렐킨은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의 도움을 받아 이번 법안을 작성했다.
두 사람은 이 법안이 국제 결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이번 법안의 승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내에서 암호화폐 결제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국제 가상화폐 채택 지수에서 알 수 있듯이, 러시아 사람들은 이미 가상자산을 빈번히 애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 암호화폐 채택 지표는 가산자산 사용 부문에서 러시아를 상위권으로 게시했다.
또한 여러 은행들은 기업의 암호화폐 결제를 이미 용이하게 했다. 예를 들어, 러시아 억만장자가 소유한 금융기관 로스뱅크는 2023년 6월부터 러시아 내 기업에게 국경 간 결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가상화폐 결제를 감독하고, 거래를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맡는다. 러시아는 그동안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시험해 왔으며, 2025년에는 출시가 가능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디지털 루블은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교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한 러시아는 다른 프로젝트들도 추진해 왔으며, 여기에는 골드 기반 스테이블 코인, 브릭스 그룹 회원국과의 협력으로 추진된 블록체인 이니셔티브가 포함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것도 국제 결제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지는 못했다.
법적 체계 부족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 거래소 번창
러시아는 두 개의 공식 암호화폐 거래소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에는 현재 비공식적이고 규제되지 않는 다른 거래소들이 있으며, 이들은 적절한 규제 체계 없이 운영되어 왔다.
테트체인지, 수엑스, 가란텍스 같은 중앙화 거래소는 고객에게 KYC 과정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들 대부분은 모스크바에 위치한 고급 비즈니스 센터 근처에 본사를 두고 있다.
가란텍스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거래소로, 러시아의 암호화폐 계획을 성공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회사는 줄곧 미국과 영국의 OFAC(해외자산통제국) 및 OFSI(금융제재이행국)의 제재를 받아왔다.
가란텍스는 2018년부터 1천억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서방 동맹국이 가장 큰 제재를 가하고 있는 러시아와 이란이 주요 고객이었다.
물론 러시아 정부가 이들의 운영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도의 중앙 집중화된 국가에서 이 정도로 자유롭게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정부 또한 이들의 서비스에서 직간접적으로 혜택을 받았을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거래소의 불법성을 무시했을 수도 있다.
가란텍스 외에도, 엑스베드라는 거래소 또한 플래시론 같은 디파이 결제를 통해 수출과 수입을 촉진했고, 현재 이더리움 기반 스테이블코인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대규모 국제 거래소들은 현지법 준수에 대한 우려로 인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바이낸스는 2023년 9월 컴엑스(CommEx)에게 사업을 매각했다. 이후 컴엑스는 러시아 전쟁 상황이 더 복잡해지면서 결국 운영을 중단하게 되었다.
제재 우회 능력의 한계
러시아는 제재를 피하고 국제 무역에 참여하기 위해 위안화 또는 브릭스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모스크바 및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사를 둔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지원 아래 추진될 예정이다.
한편 USDT와 USDC 같은 국제적인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블록체인은 국제법을 준수하는 민간기업에 의해 통제된다는 우려가 있다. 따라서 법 집행 기관이 결제 내역을 추적하기로 할 경우, 운영이 차단되거나 자산이 압류되는 위험을 직면할 수 있다.
디지털 루블이 출시되면, 다양한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되고, 다른 토큰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폐 지갑에 보관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암호화폐 산업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러시아가 암호화폐를 금융 시스템에 통합하게 되면, 국제 금융 시스템의 감시를 피하는 능력을 개선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온체인 활동에 대한 제재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러시아의 외환 보유량은 5조 달러 미만에 불과하며, 약 3천억 달러에 달하는 달러와 유로, 영국 파운드가 여전히 동결된 상태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은 이 정도 규모의 큰 거래를 수용할 수 있는 유동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로 온체인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것 또한 여전히 국가 안보와 규제 준수, 조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발전을 활용하기 바라는 정부 관련자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친러시아 무장단체를 후원하는 모금자들, 독재자들의 해외 투자 활동을 돕고자 하는 집단, 그리고 러시아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포함될 수 있다.
운영 상황을 당국에게 보고해야 하는 채굴기업
러시아는 국제 송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 외에도, 채굴 산업의 선두주자가 되어 미국을 앞서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승인된 법안은 채굴자들이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적절한 규제 체계를 제공한다. 특히 이 법안은 채굴 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에 대한 등록부를 생성했다.
소규모 채굴 기업은 이 법안에 영향을 받지 않고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중앙은행의 감독을 받아야만 한다.
사실 이 법안은 초기에 암호화폐 거래를 공식적으로 금지하려 했지만, 결국에는 이런 조항들이 모두 제거되었다. 만약 이러한 조항이 유지되었다면, 오늘날 번창하는 중앙화 거래소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렸을 것이다.
채굴자들은 운영 상황을 지역 감시 서비스인 로스핀모니터링에게 보고해야 한다. 또한 국가 감독 기관의 감시에 순응하기 위해 지갑 주소를 제공해야만 한다.
이러한 규제 조치는 러시아 외부에서의 암호화폐 채굴 활동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특히 러시아 에너지 섹터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광범위한 제재를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오늘날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을 겨냥한 국제적 제재가 만연한 가운데, 암호화폐 채굴에 대한 러시아의 승인과 감시는 이들이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해외 규제 당국, 온체인 활동을 주시할 것
이러한 법적 변화는 러시아가 암호화폐로 국제 무역에 참여하도록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미국과 EU 당국이 경계를 강화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 법안으로 국제 무역에서 러시아의 입지가 다시 한번 강화됨에 따라, 서방 당국은 아마 제재 대상의 온체인 및 오프체인 금융 활동과 관련된 위험을 감시하고 완화하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다.
베네수엘라와 이란 같이 제재를 많이 받는 나라들도 암호화폐 같은 대안 결제 메커니즘을 시도했지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직면해야 했다.
왜냐하면 블록체인 기술의 투명성은 조사 당국이 실시간으로 자금 움직임을 감시하고 방해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중앙화 거래소, 채굴 서비스, 기타 온체인 기관과 관련된 지갑 주소는 식별되고 제재될 수 있다.
또한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이 한정되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는 온체인에서 큰 자금을 움직이려는 시도가 발생했을 때 당국의 관심을 끌거나, 시장 전체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
결국 러시아 이니셔티브의 성공 여부는 이들이 규제 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국제 거래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와 해외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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